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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과
소방대원의 안전

경남대학교 소방방재공학과 방창훈 교수 경남대학교 소방방재공학과 방창훈 교수

화려한 도시 사이로 하늘 높이 솟아오른 멋진 초고층 건물을 보면 현대 건축의 장대함과 최신 건축기술의 발전에 탄성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최고 높이의 건물은 2013년 착공해 2025년경 완공예정인 지상 168층, 높이만 해도 1km가 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타워(Jeddah Tower)이다. 초기 계획에서는 높이를 1,600m로 했지만 지반조사결과 하중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1,007m로 변경했다고 한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아주 높은 고층 건물’ 즉 ‘마천루(摩天樓, skycraper)’가 전 세계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건설되고 있다.
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Council on Tall Buildings and Urban Habitat)에서는 300m 이상을 초고층(super tall), 600m 이상은 극초고층(mega tall)으로 부른다. 2020년 2분기 시점으로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Dubai, 828m), 상하이 타워(Shanghai Tower, Shanghai, 632m), 메카 로얄 시계탑 호텔(Makkah Royal Clock Tower Hotel, Mecca, 601m) 등 3개의 극초고층건물이 현존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높이 555m)이 가장 높은 건물이며, 현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초고층 건물은 구조 및 용도가 복잡하여 안전에 취약할 수 있으며, 화재 발생 시 복잡한 변수에 의하여 건축설계 시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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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블로그 '제니한, 건축과 도시' [바로가기]

저자는 몇 년 전 미국 뉴욕 9/11 추모박물관을 다녀온 적이 있다. 2001년 9월 11일 화요일 아침 두 대의 대형 여객기가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충돌하면서 110층 건물이 무너져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출동한 뉴욕 소방국 소속 소방대원 343명이 사망하였다. 9/11 추모박물관 지하벽면에는 로마 시인 버질의 서사시‘아이네이스(Aeneis)’의 한구절인 ‘아무리 많은 날이 지나도 시간의 기억을 지울 수 없다(No day shall erase you from the memory of time)’글로 사망자를 애도하고 있다.
얼마 전 울산에서 지상 33층의 주상복합건물 3층에서 발화된 불이 화재에 취약한 복합 패널에 옮겨 붙으면서 급속히 확산되어 약15시간40여분 만에 완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77명이 구조되고, 93명이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입었다. 화재 초기에 33층 건물 건체가 불길에 휩싸이고 사다리차가 닿을 수 없는 고층부로 불이 번지는 등 화재 대응 2단계를 발령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화재진압에 출동한 1,300여명의 소방대원의 노력과 시민들의 침착한 대처로 사망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초고층 건물화재는 연돌효과로 인한 연기 및 화염의 급속확산, 공간적 폐쇄성으로 화재상황의 파악곤란, 수직적 원거리로 피난시간 지연 및 피난병목 현상 등의 특성이 있어, 화재를 진화하고 재실자를 구조하여야 하는 소방대원은 큰 어려움이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본고에서는 초고층 건물과 소방대원의 안전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소방대원의 체력에 관한 사항이다.

과연 초고층 건물의 기준은 무엇인가? 세계 공통의 기준은 없지만, 국내에서는 건축법(시행령 제2조 15)으로 초고층건물을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인 건물로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도 전국 건축물 현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모두 113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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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여 소방대원이 지상에서 걸어서 진입한다고 가정하면, 소방대원은 공기호흡기를 포함한 약 20~24kg의 장비를 착용해야하며 화점층까지 걸어서 진입해서 화재진압 및 구조활동을 하며, 다시 지상층까지 내려오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일련 과정 중에 극도로 긴장한 소방대원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매우 피곤한 상태에 도달 할 것이다.
2019년 NFPA 보고서(Firefighter Fatalities in the US – 2019)에 따르면 미국 소방관 사망사고원인의 54%가 과로,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보고되어 소방대원의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울산 주상복합건물에서도 보듯이 화재진압을 마친 소방대원들이 인근 자동차 매장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리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초고층 건물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시설 및 장비에 관한 사항이다.

초고층 건물은 피난시 엘리베이터의 사용 제한으로 인해 피난루트가 한정되므로 피난정체가 심해지고, 소방대원들의 피난계단을 활용한 건물 진입시 피난용량 감소로 피난방해가 더욱 심각해진다. 이에 따라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대원들의 대응시간도 그 만큼 길어진다.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건물의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화재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재실자의 피난동선과 소방대원의 소방활동 동선과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4층에서 지상112층까지 소방대원 전용계단을 설치하여 운용하여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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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30층 이상 건물화재는 2017년 145건, 2018년 193건, 2019년 155건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초고층건물 화재진압에 필수적인 고가사다리차는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전국에 일반사다리차는 461대가 있지만, 최대 23층까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70m 고가사다리차는 전국에 10대뿐이다. 서울, 경기, 인천이 각 2대, 부산, 대전, 세종, 제주가 각각 1대씩 70m 고가사다리차를 보유하고 있어 확충이 필요하다.
고층 건물 진입과 방수, 인명구조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소방대원은 고온 기류, 돌발 화염, 예상하지 못한 물체 충돌, 추락 등의 물리적 위험요소와 유해가스, 위험물질 등의 화학적 위험요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소방방화복과 공기호흡기 등 무게가 약 20kg이 넘는 안전장구를 착용한다. 또한 작업 시에는 소방호스, 도끼, 유압절단기 등의 진압장비를 사용하고, 인명 구출 시에는 보호장비와 들것 등의 구조장비를 이용한다. 이러한 소방 현장활동을 수행하는 동안 소방공무원이 받는 작업강도는 심리적인 부담감까지 더하여 매우 높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과로로 이어져서 신체장애와 부상, 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소화방화복의 경량화와 초고층 건물에 적합한 효율적인 장비의 개발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초고층 건물의 전문적인 소방교육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이다.

일반 소방대원의 경우 초고층 건물 구조에 대한 지식과 화재발생시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지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며 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뉴욕 소방본부, 애리조나 피닉스 소방본부에서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소방표준작전절차(SOP)를 마련하여 운용하고 있으며, 개별 건물에 대하여 소방작전에 필요한 활동정보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현장 대응 시 주요 분야별 활동절차와 세부 활동방법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효과적인 화재진압과 소방대원의 안전을 위하여 초고층 건물에 대한 전문적인 소방교육과 훈련의 보완이 필요하다.
이상 초고층 건물과 소방대원의 안전에 관한 사항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일상 생활하는 주거공간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며, 그 소중한 공간을 지켜줄 소방대원의 안전은 우리가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